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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제8식, 아뢰야식, 말나식, 무의식, 잠재의식 뜻

 

제8식, 아뢰야식, 말나식, 무의식, 잠재의식 뜻

명상과 관련된 책이나 불교와 관련된 책을 보면 8식, 아뢰야식과 같은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그 뜻을 알아보자.

 

아뢰야식이란 대승 불교 중 유식학파의 핵심 개념이다. 유식학파에서 유식(唯識)이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로서 우주의 온갖 사물은 오직 인식하고 식별하는 마음의 작용에 존재함을 뜻한다. 이 학파에서는 인간이 외부의 사물을 인식하여 자신을 형성한다고 보았다. 인간이 외부의 사물을 인식하는 8단계 가운데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인식의 세계를 아뢰야식이라고 했다.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 이 여섯 가지를 통한 마음 작용을 의식 또는 6 식이라 한다. 그런데 대승 불교 중 유식학파에서는 마음의 심층에서 6식에 영향을 미치는 아뢰야식을 발견했고, 또 6식과 아뢰야식 사이에서 매개하는 역할을 하는 7 식인 말나식을 자각해서 마음 작용을 여덟 가지로 분류했다.

 

안 식, 이 식, 비 식, 설 식, 신 식 다섯 가지를 전 5 식이라 하고, 의식을 제6식, 말나식을 제7식, 아뢰야식을 제8 식이라 한다. 전 5식은 눈, 귀, 코, 혀, 몸의 감각기관으로 각각 형상, 소리, 냄새, 맛 감촉의 대상을 지각하는 마음 작용이다.

 

구체적으로 전 5식 이란?

1. 안 식은 감각기관인 눈을 통해 색깔, 모양, 크기와 같은 형상을 지각하는 마음작용이다.

2. 이 식은 감각기관인 소리를 지각하는 마음 작용이다.

3. 비 식은 감각기관인 코를 통해 냄새를 지각하는 마음 작용이다.

4. 설 식은 감각기관인 혀를 통해 맛을 지각하는 마음 작용이다.

5. 신 식은 감각 기관인 몸을 통해 감촉의 대상을 지각하는 마음 작용이다.

 

제6식은?

정신작용이나 의식 대상을 인식하는 마음 작용이다.

 

제7식은?

말나식이라고 하고, 잠재의식이나 자아의식으로 정신보다 좀 더 깊은 곳에 있는 마음을 뜻한다. 감각이나 의식을 통괄하여 자아의 의식을 낳게 하는 마음 작용이다. 아뢰야식과 6식 사이에서 매개 역할을 하여서 끊임없이 현재적인 인식인 6식이 일어나게 하는 작용을 한다. 아뢰야식에 저장된 것을 이끌어 내어 인식이 이루어지게 하고, 생각이 끊임없이 일어나게 한다.

 

제8식은?

아뢰야식으로 자아의식의 뿌리가 되는 심층 의식을 뜻한다. 심리학에서는 제8식을 무의식으로 본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제1식으로부터 제7식에 이르기까지 인식하는 모든 것들은 마음 깊은 곳으로 내려가 아뢰야식에 기록된다. 모든 것이 누적되어 있는 아뢰야식은 무의식 중에 나타나 인간의 마음과 행위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불교에서는 아뢰야식이 인간 모든 활동의 근원이 된다고 본다. 아뢰야식을 통해 모든 것을 받아들여서 깊은 곳에 담아 놓았던 인식이 그 사람의 본질을 형성하며, 그 사람의 마음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한밤중에 동굴에서 자다가 해골바가지에 담긴 물을 달게 마시고 깨어나 놀라게 된 신라의 고승 원효가 마음에 따라 사물이 달라진다는 일체유심조를 깨닫게 된 것도 아뢰야식과 같은 마음의 작용을 설명한 것이다.

 

안, 이, 비, 설, 신식의 전 5식은 심층에 자리 잡은 아뢰야식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바깥 대상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자기 나름대로 선입견이나 색안경을 끼고 지각한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 어떤 대상이나 어떤 사람에 대한 평가와 판단도 제각각이고 다른 것이다.

 

불교에서는 아뢰야식에 업이 씨앗처럼 자리잡기 때문에 인간의 생명이 다하면 그동안 인간이 느끼고 받아들였던 모든 인식이 아뢰야식에 담겨 있다가 씨앗처럼 자라나서 다른 생명으로 태어나 윤회한다고 본다. 하지만 수행을 열심히 하면 아뢰야식에 담긴 자신의 본질을 깨닫고 그 업을 소멸하는 순간을 만나게 되는데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의 경지라고 한다.

 

유식학에서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인간에게 고통을 가하는 모든 번뇌는 그 원인이 마음에 있다고 본다. 유식학은 번뇌로부터 해탈하기 위해 마음의 구조와 구성 요소 등을 해명하고, 이를 통해 번뇌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고자 한다.

 

유식학에 따르면 중생이 괴로움을 겪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 머물지 못하고, 과거의 일을 반복에서 떠올려 거기에 매달려 고통을 받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일을 걱정하여 사로잡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해탈에 이르기 위해서는 일체의 구별이나 집착에서 벗어나고, 무심(無心)의 상태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한다.